食生活 위장과 데면데면한 사이 2019/05/12 14:58 by 華奢

4월말부터 5월이 되기까지는 때아닌 감기 기운으로 한창 앓았다. 아니, 앓았다기보단 그냥 끙끙댔다. 해야될 일을 하기 싫어서 몸이 부리는 꾀병이었는지도.

끝나지 않는 두통과 불편한 감기배(라고 내가 부르는 속이 안좋은 상태) 그리고 근육통. 작년에 독감을 두 번이나 걸리고, 거기에 모자라 그냥 감기까지 착실히 걸리고 넘어갔던 나로서는 오히려 따뜻해지는 날씨에 몸이 이러니 기가막힐 노릇이었다.

속이 안좋다보니 자꾸 먹기 편한 것만 찾게 된다. 그래서 주로 블루베리를 녹여서 먹었고, 이상하게 찹쌀로 만든 음식들이 땡겼다. 찹쌀이 소화를 돕는다는 것은 몸이 먼저 아는 건가 하고 살짝 놀람 'm'






시라타마 당고를 만들겠다고 언젠가 사다놨었던 습식 찹쌀가루를 반은 그냥, 반은 쑥가루를 섞어서 반죽하고 물에 삶아낸다.

마침 흑설탕도 있었기 때문에 물+흑설탕+시나몬스틱 넣고 팔팔 끓여 시럽까지.

시럽에는 전분을 살짝 넣을 걸 그랬다. 그냥 흘러내려버리니 떡에 묻지도 않고.. 그렇다고 시럽을 따로 마시는 것도 영 내키지 않고..






아까의 찹쌀경단은 사실 엄청 성공한 버전이고, 아직 컨디션이 좋을 적 이런 시도도 했었더랬다.

이건 경단은 아니고 그냥 전자렌지에 반죽 돌려가며 만든 찹쌀떡. 그위에 딸기 크림치즈 얹은 것.

사실 마음 같아선 크림치즈를 찹쌀떡 안에 싸는 형태로... 그렇게 만들고 싶었는데 지난번의 실패가 떠오르며 괜히 설거지거리만 더 늘릴 것 같아서 일찌감치 접었다.

암튼 크림치즈를 먹었다는 걸 보면 이때는 위장이 팔팔했었던듯.






똑같이 찹쌀떡을 만들어서, 흑임자를 믹서기에 갈고, 흑임자 인절미처럼 해먹은 적도 있다.

크림치즈와 먹는 건 아무래도 찹쌀 특유의 쓴맛이 감춰지질 않는데 이렇게 흑임자랑 먹으면 감쪽같이 사라진다. 괜히 이 조합으로 인절미를 만드는 게 아니군 싶다.




어쨌거나 블루베리 그리고 넘기기 편하면서 달달한 것만 한창 찾아대다가, 오랜만에 고기를 먹은 날이었다. 뭐 때문이었는지 한참 안먹던 수육으로 고기를 삶아서 양껏 먹었는데, 그게 탈이 났다.

낮에 먹은 고기가 얹혀서 밤이 깊도록 속이 안좋더니 자기 직전에는 도저히 제정신이 아닌 상태까지 체기가 올라와서 또 스스로가 미련해졌다. 왜 "양껏" 먹어서 자기 자신을 괴롭히는지 흑흑. 결국 자정에 열심히 토하고 지금까지 돼지고기는 꼴도 보기 싫어졌음.





변호를 좀 해보자면, 난 나름대로 평소에 먹던 만큼(?) 먹은 것뿐인데 위장이 나랑 상의도 없이 허용량을 줄여버린 거다. 그것도 '기름진 음식'의 허용치를.

양을 줄일거면 눈치라도 주고 줄이던가... 사전 공지가 없으니 몇번이고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그후 한동안은 안전한 선택으로 건강한 식단을. 토마토에 현미밥을 넣고 리조또. 맛은 있었는데 영 비주얼이 좋지 않다... 마치 아까 체했을 때의 읍읍..






잠시 방심한 날은 집근처 카페에서 방만하게 이런 것도 마신다.

보기에는 좋은 인테리어이지만, 아쉽게도 오래 머물기에는 영 불편한 이곳의 바닐라 라떼. 사실 이름은 바닐라 라떼가 아니었는데 어찌됐건 들어간 내용물은 바닐라 라떼임 ㅇㅅaㅇ






아인슈페너. 사실 이잔까지는 괜찮았다. 심지어 저녁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쫀쫀한 크림을 충분히 먹어도 그다음날까지 속이 멀쩡했다고.

하지만 다음날 이어서 슈크림라떼를 먹은 것이 문제였을까.... 안하던 짓을 해서, 10년만에 "휘핑 최대한 많이요"를 외쳐서 위장이 또 빡친 것일까... 또다시 밤부터 미친듯이 체기가 돌기 시작.

그래도 수육 때보다는 제정신을 차릴 수 있었기 때문에 토는 안하고 넘어갈 수 있었다. 열심히 손을 주무르고. 일찌감치 침대에 누워버리고.

워낙 잘 체하는 탓에 이젠 토하는 것도 노련해졌지만 (자랑..) 토하고나서 모공이 열리는 것만큼은 어떻게 막을 수가 없다. 그러니까 가능하면 최대한 안토하고 넘어가는 게 상책.




 ..라고 생각한지 24시간만에 이번에는 토마토랑 젤리를 너무 쳐먹고 또 체함 ^*^ 날이 너무 더운 탓이다... 흑흑... (아무말)

이번에는 내가 체하는 패턴에서 살짝 벗어난 증상이었는데, 명치가 꽉 막히고 미친듯이 식은땀이 나기 시작. 토할 것 같지는 않고 정신도 멀쩡. 그냥 땀을 뻘뻘 흘리면서 배가 너무너무 아팠다.

식은땀이 흐르니 약간 무서워져서 역시나 이번에도 잠으로 해결해보려고 누웠다. 다행히 아침이 되니까 괜찮아졌는데 하루에 토마토 5개랑 젤리 2봉지도 소화못시킬 일이냐고 따지고 싶은 마음 + 작작 먹어야지 하는 현타는 안없어짐..






젤리 얘기가 나왔으니, 이건 젤리는 아니고 캔디류 (마이쮸보다 살짝 딱딱한?) 이지만 요새 가장 마음에 드는 제품.

이름하야 막쮸... 이마트랑 이마트24에서 팔고 있다.

사실 얘를 맨처음 봤을 때부터 내 취향이겠거니 직감은 했었다. 아마자케 맛이 날 것 같았기 때문. 벼르고 벼르다가 최근 사먹어보니 예상이 적중했다. 완전히 아마자케를 캬라멜로 만든 맛이고, 아마자케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넘나 맛있는 것!

성분을 보면 국순당막걸리쌀이 들어갔다고 써있는데 ㅋㅋㅋ 실제로 이름답게 막걸리맛을 충실히 살렸다는 점도 플러스 포인트. 거기다가 설탕을 때려부으니까 최종적으로 그냥 막걸리보다는 아마자케에 가까운 맛이 나는 거겠지만.






심지어 개별포장지마다 저 쌀캐릭터가 치는 멘트도 다르다 ㅋㅋㅋㅋㅋㅋ

개인적으로는 애정이 가는 제품인데 정말 대충 막 만든 것 같은 패키지 디자인이랑 (그닥 정성들인 병맛이 아님) 엿가락을 뚝뚝 잘라놓기만 한 것 같은 투박한 만듦새는 이 제품이 곧 사라질 제품이라는 위기감을 안겨준다....




아무튼 결론은, 그만 좀 체하게 먹는 거에 좀 더 신경쓰자는 것. 과거의 소화능력을 맹신하지 말고, 나약해지는 위장을 겸허히 받아들일 것... u_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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